기픈골 황토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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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2006/02/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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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새로운 食문화를 찾아서] ⑨ 기장 정관 '기픈골 황토마루'
황토·자연·먹을거리 3궁합

우리는 음식에 물을 많이 사용하는 '습식(濕食) 문화권'에 속한다. '음식 맛은 물 맛에서 나온다'는 얘기는 그래서 시작된 것. 부산 기장군 정관면 병산마을엔 인근 함박산 계곡의 맑은 182m 지하 암반수로 음식을 만들고 참솔과 찹쌀로 빚은 '황금주(黃金酒)'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영산대-부산일보 'NCB(New Cuisine in Busan) 2010 프로젝트'팀이 '기픈골 황토마루'(대표 신윤태·051-728-6320)를 찾은 것은 바로 그 점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 계곡 안쪽의 4만 여평 부지에다 밭을 만들어 각종 자연 야채를 사철 재배하고, 뒷편 산에서 나는 표고버섯, 복분자, 산 칡 등 자연산 초근목피를 음식에 활용하고 있다.

찬 새벽이면 20여개 굴뚝에서 흰 연기가 일제히 피어오르는, 그렇게 피운 장작불로 따뜻하게 데운 황토집 구들장을 베고 한 두 시간 쉬어갈 수도 있는, 도시인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정구점 교수·호텔관광대학장 kjchung@ysu.ac.kr>


△자연·건강음식(차은정 교수·대한약선연구소)
황토마루는 함박산 일대에서 계절별로 채취한 초근목피를 음식의 구성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반찬과 전채,후식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한다. 특히 소, 돼지고기 돌판구이는 레드와인과 보드카, 화이트와인을 이용하여 소독과 잡냄새를 제거했다. 대추 인삼은 물론 서로 궁합을 이루는 녹두 칡 참솔잎 등 12가지 약재를 혼합, 열성을 중화시킨 '청둥오리 보양찜'은 대표 메뉴. 청둥오리를 찔 때 나오는 소량의 육수에 흑미로 죽을 쑨 흑미죽도 이채롭다. 혈당을 감소시켜주는 가시오가피 차, 청주에 보리수를 쪄서 술로 담근 보리수주 또한 특별하다. 하지만 후식의 경우, 평범한 과일들을 내놓기 보단 뒷 산에 나는 자생 열매 몇 가지를 활용한다면 황토-자연-먹거리의 3궁합이 더 멋지지 않을까.


△인간음식(장태선 교수·한국서비스문화연구소)
투박하면서도 소박한 재래식 구들방에서 은은한 가야금산조를 들으며 청둥오리찜을 맛보는 것은 도회지에선 흔히 하기 어려운 경험이다. 서비스하는 직원들은 모두 40대 전후의 아주머니들. 말수가 적은데다 그다지 친절하고 세련된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음식 주문받고 제공할 때 보이는 조심스러운 걸음걸이, 산골 아낙네 같은 소박한 용모와 입가에 묻어나는 따뜻한 미소는 손님을 정성스레 맞이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문화음식(임상규 교수·컨벤션이벤트정책연구소)
솥뚜껑을 의미하는 '정관(鼎冠)'에 병풍처럼 둘러처진 병산(屛山)골 끝자락의 황토마루는 유럽의 성(城)을 연상케 한다. 다른 것이 있다면 유럽은 돌로 만들어 졌고 이곳은 황토로 만들어졌다는 것. 규모는 작지만 황토방이 모여서 이처럼 운치있고 단아하게 성채를 이룰 수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식사하러온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찜질방은 먼길 찻아온 고객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그런 점에서 황토마루는 식사하러 가는 곳이기 이전에 주말을 편히 쉬러가는 곳이라는 말이 맞을지 모른다. 따라서 '노는 문화'를 좀 더 다양하게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공간미학(김정아 교수·도시와 건축연구소)
굴피나무 지붕과 황토, 돌, 나무, 종이 등 자연 소재로 만든 여러 채의 집들로 구성된 황토마루는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유토피아. 굳이 풍수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 곳이 한 눈에 명당임을 알아 볼 수 있다. 완만한 경사지의 계곡 속에 앉은 황토마루는 자연 속에 합일되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나무 타는 냄새, 푹 쪄낸 오리고기의 쫄깃한 맛, 창문 넘어 보이는 산세의 조화, 거친 질감의 황토벽, 졸졸 흐르는 물소리 등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공간의 감성디자인 요소들로 충만하다. 정리=윤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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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마루 기장군 정관면 병산리 211번지 | Tel:051-728-6320,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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